오늘의 말씀

2024. 04. 30.

뚜레마땅 2024. 4. 30. 05:00

"기쁨의 50일은 초대교회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절기로서 부활절 이후 성령강림절까지 50일 동안 이웃과 함께 부활의 기쁨을 나누던 절기입니다"

내 손과 발로 무엇을 할까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안도현 시인

세끼 밥 굶지 않고 나 혼자 등 따뜻하다고 행복한 게 아닙니다.
지붕에 비 안 새고 바람 들이치지 않는다고 평화로운 게 아닙니다.
내가 배부를 때 누군가 허기져 굶고 있습니다.
내가 등 따뜻할 때 누군가 웅크리고 떨고 있습니다.
내가 아무 생각 없이 발걸음 옮길 때 작은 벌레와 풀잎이 발 밑에서 죽어갑니다.
남의 허물을 일일이 가리키던 손가락과
남의 멱살을 무턱대고 잡아당기던 손아귀와
남의 얼굴을 함부로 치던 주먹을 거두어야 할 때입니다.

가진 것을 나누는 게 사랑입니다.
사랑해야 우주가 따뜻해집니다.
내 손을 행복하게 써야 할 때입니다.
내 발을 평화롭게 써야 할 때입니다.